〈빈처〉는 현진건의 자전적인 단편소설이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무명작가 부부가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어떤 극적인 사건 전개 없이 일상의 사소한 생활 모습을 통하여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와 그가 생각하는 내적 욕구를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은 가난한 무명작가다.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지만,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아내는 남편의 밥을 지어주기 위해 옷가지를 전당포에 맡기고, 친척들은 돈벌이는 못하면서 글이나 끄적거린다고 수군거린다. "없으면 없는 대로 살아도 의좋게 지내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가난한 예술가 부부의 자전적인 이야기 속으로 떠나보자.
빙허 현진건(1900_1943)은 일제 강점기 소설가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이다. 월탄 박종화와 사돈이다. 김동인, 염상섭과 더불어 초기 단편소설의 정립에 기여한 작가로서, 흔히 한국의 '체흡'이라고 부른다. "백조"의 동인으로 1920년 처녀작 "희생화"를 비롯하여,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 등 초기 작품을 거쳐, "운수 좋은 날", "불", "할머니의 죽음", "B사감과 러브 레터" 등 짜임새 있는 단편을 발표하였다. 장편으로 불국사 석가탑 건립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 "무영탑"과 "적도", "흑치상지", "미완성" 등을 남겼다. 특히 그는 문장 표현에 재기가 있어, 이 시기에 있어서 가장 치밀하고 사실적인 묘사를 하는 작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