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고향은 있다.
문학작품으로 만나는 고향의 모습 속에 그 시대상이 담겨있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시대상이 현진건의 단편소설 <고향>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고향>은 서울행 기차에서 기이한 옷차림을 한 그가 고향을 떠나 유랑생활을 한 그의 과거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마친 그가 부르는 노래 가사 속에 슬픈 고향의 얼굴이 담겨있다.
"볏섬이나 나는 전토는 신작로가 되고요. 말마디나 하는 친구는 감옥소로 가고요. 담뱃대나 떠는 노인은 공동묘지 가고요. 인물이나 좋은 계집은 유곽으로 가고요."
지나쳐 온 고향의 얼굴이 새삼 그립다.
현진건(1900__1943)
현진건(玄鎭健)은 일제강점기 조선의 소설가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이다. 월탄 박종화와 사돈이다. 김동인, 염상섭과 더불어 초기 단편소설의 정립에 기여한 작가로서, 흔히 한국의 '체흡'이라고 부른다. "백조"의 동인으로 1920년 처녀작 "희생화"를 비롯하여,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 등 초기 작품을 거쳐, "운수 좋은날", "불", "할머니의 죽음", "B사감과 러브 레터" 등 짜임새 있는 단편을 발표하였다. 또한 장편으로는 불국사 석가탑 건립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 "무영탑"과 "적도", "흑치상지", "미완성" 등을 남겼다. 특히 그는 문장 표현에 재기가 있어, 이 시기에 있어서 가장 치밀하고 사실적인 묘사를 하는 작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