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감과 러브 레터
C 여학교에서 교원 겸 기숙사 사감 노릇을 하는 B 여사라면 딱장대요 독신
주의자요, 찰진 야소꾼으로 유명하다. 사십에 가까운 노처녀인 그는 주근깨
투성이 얼굴이, 처녀다운 맛이란 약에 쓰려도 찾을 수 없을 뿐인가, 시들고
거칠고 마르고 누렇게 뜬 품이 곰팡 슬은 굴비를 생각나게 한다.
.빙허 현진건(1900_1943)은 일제 강점기 소설가이자 언론인, 독립운동가이다.
월탄 박종화와 사돈이다. 김동인, 염상섭과 더불어 초기 단편소설의 정립에
기여한 작가로서, 흔히 한국의 '체흡'이라고 부른다. "백조"의 동인으로
1920년 처녀작 "희생화"를 비롯하여, "빈처", "술 권하는 사회", "타락자", 등
초기 작품을 거쳐, "운수 좋은 날", "불", "할머니의 죽음", "B사감과 러브 레터" 등
짜임새 있는 단편을 발표하였다. 장편으로 불국사 석가탑 건립을 소재로 한 역사소설
"무영탑"과 "적도", "흑치상지", "미완성" 등을 남겼다. 특히 그는 문장 표현에 재기가 있어,
이 시기에 있어서 가장 치밀하고 사실적인 묘사를 하는 작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