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고양이가 양지쪽에서 연해 하품을 하고 늙은이 볕발을 쫓아다니며 허리춤을 훔척거리면서 이(蝨)사냥을 골몰히 하는 때가 닥쳐왔다. 젊은이들은 공
연히 사지가 느른하고 마음이 까닭없이 군성거리는 시절이 찾아왔다. 밖에서는 마치 겨우내 꽝꽝 얼어 붙었던 시냇물이 확- 풀려가지고 콸콸거리며
소리쳐 흐르듯이 뭇사람들의 와글와글하고 떠드는 소리, 몹시 시끄러운데 쨍쨍한 볕이 우유빛 유리창을 들이비쳐 진찰실 안은 유난히 밝다.
윤기정(1903년~1955년)은 1928년 <유랑>으로 데뷔했다.
그의 호는 효봉으로, 효봉산인이라는 필명을 사용하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 조선의 영화기획자 겸 이론가이다.
1921년 『조선일보』에 〈성탄의 추억〉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유랑〉(1928), 〈혼가〉(1929), 〈화륜〉(1931) 등을 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