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상편
청년회에 열린 추기 음악회가 아직 다 파하기도 전에 부인석에 앉았던 순영( 淳英) 은 슬며시 일어나서 소곳하고 사뿐사뿐 걸어 밖으로 나온다. 그의 회색 삼팔 치마는 흐느적흐느적 물결이 치는 대로 삭삭 하고 연한 소리를 내며 걸음 발마다. 향수 냄새가 좌우편 구경군이 코에 들어갔다.
사람들은 잠깐 무대에서 눈을 돌려 순영을 바라보고는 픽픽 웃기도 하고 수군수군 하기도 하였다.
〔순영이다〕
춘원 이광수(1892년 2월~1950년 10월) 평안북도 정주(定州) 출생으로, 1899년 향리의 서당에서 한학을 수학하였다.
1910년 『소년』에 신체시 「우리 영웅」을 발표하였고, 『대한흥학보』 제11호에 평론 「문학의 가치」와 단편소설 「무정」을 발표하였다.
1917년 1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 『매일신보』에 장편소설 「무정」을 연재하였고, 이어「소년의 비애」·「윤광호」·「방황」 등의 단편 소설을 『청춘』에 발표하였다.
1924년 『동아일보』에 「재생」, 1927년 「마의태자」, 1928년 「단종애사」, 1930년 「혁명가의 아내」, 1931년 「이순신」, 1932년 「흙」 등을 연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