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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모순

슬픈 모순 새벽 다 밝을 임시에 어수선 산란한 꿈을 꾸고 이내 깨어 자리 속에서 뒤 치적거리다가 일어나면서부터 머리가 들 수 없이 무거워 무엇이 위에서 내 리누르는 것 같아서 심기가 슷치 못한 나는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 서재(즉 침방)에 꾹 들어앉은 채로 멀거니 서안(書案)을 대하고 앉았다.
슬픈 모순
새벽 다 밝을 임시에 어수선 산란한 꿈을 꾸고 이내 깨어 자리 속에서 뒤
치적거리다가 일어나면서부터 머리가 들 수 없이 무거워 무엇이 위에서 내
리누르는 것 같아서 심기가 슷치 못한 나는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 서재(즉
침방)에 꾹 들어앉은 채로 멀거니 서안(書案)을 대하고 앉았다.
양건식(1889년~1944년) 경성 탑동에서 출생했다.
늘 가난에 시달리고 가정적으로 불운했던 그는 1930년대 후반부터 정신질환을 앓다가 1944년 2월 7일 사망하였다.
소설로는 소설가 자신이 작품을 써서 출간하기까지의 과정을 다룬 이색적인 작품인 「귀거래」(1915), 현실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드러낸 「슬픈 모순」(1918) 등이 대표적이다.
평론 중에서는 문학의 미적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효용적 가치의 인정을 주장한 「춘원(春園)의 소설(小說)을 환영(歡迎)하노라」(1916)와 「지나(支那)의 소설(小說)과 희곡(戱曲)에 대하여」(1917)가 있다.
1913년부터 1940년까지 총 200여 편에 달하는 소설과 평론, 중국문학의 번역과 연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한 한국 신문학의 개척자 중 한 사람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희곡이란 용어를 사용하였고, 「홍루몽(紅樓夢)」, 「비파기(琵琶記)」 등 일제 강점기 한국에 소개된 중국 희곡 중 3분의 1 정도를 번역하였다. 그의 번역과 연구는 당시 일본 문학과 서양 문학 중심의 한국문단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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