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하)
순영을 돌려보내고 나서 봉구는 순영의 뒤를 따라 볼 양으로 마루에 나섰다.
그때에 마루에 놓인 봉툴 보고 〈흥. 유언인가.〉하고 봉구는 분노하는 마음으로 떼었다. 그 속에는 「 일금 오백 」 하 종이 조가가 하나와 십 쓴 원 짜리 쉰 장이 들어 있었다.
『응 그래도 돈은 도로 가지고 왔고나.』
하고 그 모친이 말하는 것을 봉구는 그 돈을 마룻바닥에 동 댕이를 치며 『 그 년이 돈만 도로 가져 오고 내 희망은 영 가지고 달아나고 말았어요, 어머니 나는 그년의 원수를 갚고야 말텝니다. 원수를 갚고야 말 텝니다. 어머니 지금 그 년의 하는 말을 들으시었어요? 내가 잘못 들었습니까? 아아 어머니!』
하고 뛰어 나가는 것을 모친이 붙들었다.
춘원 이광수
춘원 이광수(1892년 2월~1950년 10월) 평안북도 정주(定州) 출생으로, 1899년 향리의 서당에서 한학을 수학하였다.
1910년 『소년』에 신체시 「우리 영웅」을 발표하였고, 『대한흥학보(大韓興學報)』 제11호에 평론 「문학의 가치」와 단편소설 「무정」을 발표하였다.
1917년 1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 『매일신보』에 장편소설 「무정」을 연재하였고, 이어「소년의 비애」·「윤광호」·「방황」 등의 단편 소설을 『청춘』에 발표하였다.
1924년 『동아일보』에 「재생」, 1927년 「마의태자」, 1928년 「단종애사」, 1930년 「혁명가의 아내」, 1931년 「이순신」, 1932년 「흙」 등을 연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