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아들>은 윤기정의 단편소설이다.
기차 <후미끼리>를 지나 서소문 네거리로 나서니 휘모라치는 매서운 바
람이 더한층 살을 애인다. 열한시에 떠나는 막차가 끊겨 마포에서부터 쉬엄
쉬엄 걸어왔으니 생각할 나위도 없이 자정이되려면 머지 않았으리라. 더구
나 금년에 여덟 살 나는 어린 놈을 이끌고 노리장화로 걸었으니 열두시가
혹시 넘었을는지도 모른다. 좀 비탈진 언덕을 걸어올라 가면서
“다리 아프지 않니?”
“아버지는?”
“나는 안 아프지만.”
“나도 안 아프다”
“참 장사로군 그래.”
말이 여덟 살이지 잔망한 품이 숙성한 여섯 살 됨직하다. 동짓달이 생일이
라는 한가지 이유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보다도 돌 안 되어 어미의 따뜻한
품안을 떠나고 어린 것의 생명수인 젖을 어미가 가지고 가버렸다는 것이 그
를 내내 연약하게 만든 더 큰 원인이 안 될 수 없다.
윤기정
윤기정(1903년~1955년) 호는 효봉(曉峰)이다.
일제 강점기 조선의 영화기획자 겸 소설가였으며,1946년에 월북하였다.
1921년 『조선일보』에 〈성탄의 추억〉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그의 소설은 노동자들의 삶의 고통과 착취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그린 작품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