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촌>은 강경애의 중편소설이다.
해는 서산 위에서 이글이글 타고 있다.
칠성이는 오늘도 동냥자루를 비스듬히 어깨에 메고 비틀비틀 이 동리 앞을 지났다. 밑 뚫어진 밀짚모자를 연방 내려쓰나, 이마는 따갑고 땀방울이 흐르고 먼지가 연기같이 끼어, 그의 코 밑이 매워 견딜 수 없다.
이애 또 온다.?
어아?
동리서 놀던 애들은 소리를 지르며 달려온다. 칠성이는 조놈의 자식들을 또 만나는구나 하면서 속히 걸었으나, 벌써 애들은 그의 옷자락을 툭툭 잡아당겼다.
강경애(1907년~1943년) 는 황해도 송화 태생이며, 1930년대를 대표하는 한국 문학가이다.
지배와 피지배 집단의 모순, 특히 착취당하는 여성에게 주목한 동반자 작가이며, 소설 속에 억압에 대한 뚜렷한 사회적 인식이 들어 있다.
1931년 『조선일보』에 단편소설 「파금(破琴)」을, 장편소설 『어머니와 딸』을 『혜성』(1931)과 『제일선』(1932)에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하였다. 단편소설 「부자」(1934)·「채전(菜田)」(1933)·「지하촌」(1936) 등과 장편소설 『소금』(1934)·『인간문제』(1934) 등으로 1930년대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