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일제 강점기 소설가 최학송의 단편소설이다.
가난한 부부가 얻은 단칸 방 천정에 무엇인가 살고 있다.
결혼하던 당년 여름이었습니다. 다방골 어떤 학생 하숙에서 두어 달이나 지낸 두 내외는
동소문안 어떤 집 사랑채를 세로 얻어 가지고 이사를 하였습니다.
단 내외간 살림인데 가난까지 겸하여 놓으니 세간이라고는 잔약한 서방님
의 어깨에 올려 놓아도 그리 겨웁지는 않을 만하였습니다. 그런 세간이건마
는 되지도 못한 체면을 보노라고 짐꾼을 불러서 지어 가지고 갔습니다.
그집 사랑채는 말이 사랑채지 실상은 왼채집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방은 하
나이나 간 반이 되고 벽장까지 있으니 그만하면 신혼지초에 신정이 미흡한
젊은 내외의 용슬(容膝)은 넉넉하였급니다. 부엌은 말로 반 칸이지 사실로
는 반의 반 칸이나 되겠으나 다행히 아씨의 몸집이 뚱뚱보가 아니니까 그것
도 부족될 것은 없고 툇마루까지 넓적해서 저녁 후에 내외가 나앉아서 낙산
위에 떠오르는 달을 바라보면서 소근소근 이야기하기에도 십상 알맞았습니
다.
최학송 (1901년~1932년) 아호는 서해(曙海)이며 함경북도 성진 출생이다.
1918년 고향을 떠나 간도로 건너가 방랑과 노동을 하면서 문학 공부를 계속하였다.
소년 시절을 빈궁 속에 지내면서 ≪청춘 靑春≫·≪학지광 學之光≫ 등을 사다가 읽으면서 문학에 눈을 떴고, 그때부터 이광수(李光洙)의 글을 읽으면서 사숙(私淑)하기 시작하였다.
1924년 1월≪동아일보≫ 월요란(月曜欄)에 단편소설 <토혈 吐血>을 발표한 일이 있으나 같은 해 10월≪조선문단≫에 <고국 故國>이 추천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의 소설들은 빈궁을 소재로 하여 가난 속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