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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홍사용의 산문집 두부만필

나는 왕이로소이다! 홍사용 시인의 산문집 두부만필(豆腐漫筆)을 읽으며, 작품 속에 숨쉬는 옛 어른들의 향기를 맡는다. 간 밤에 봉창을 두드리던 빗소리는 봄을 재촉하는 소리려니. 아침에 외치 는 장사치의 소리에도 어느덧 봄빛이 짙었다. “엊저녁 남은 밥이 있어서 오늘 아침은 그대로 먹겠는데 온 더운 반찬이라군 아무것도 없으니 어떡하 나.” 하는 빈처(貧妻)의 을시년스러운 탄식에 “무어 걱정할 것 있소. 오 전(五錢)이 있으면 두부를 사고 일 전만 있거 든 비지나 사구려.” 멋없는 남편의 배포 유(柔)한 소리이다. “그나마 돈 인들 어디 있어야지요.” “아따 그럼 외상으로 얻지.” “그럼 두부나 한 채 받을까?” “외상이면 소두 잡아먹는다구…… 이왕이면 두부나 비지나 다 ⎯ 사구려...
나는 왕이로소이다!
홍사용 시인의 산문집 두부만필(豆腐漫筆)을 읽으며, 작품 속에 숨쉬는 옛 어른들의 향기를 맡는다.

간 밤에 봉창을 두드리던 빗소리는 봄을 재촉하는 소리려니. 아침에 외치
는 장사치의 소리에도 어느덧 봄빛이 짙었다. “엊저녁 남은 밥이 있어서
오늘 아침은 그대로 먹겠는데 온 더운 반찬이라군 아무것도 없으니 어떡하
나.” 하는 빈처(貧妻)의 을시년스러운 탄식에
“무어 걱정할 것 있소. 오 전(五錢)이 있으면 두부를 사고 일 전만 있거
든 비지나 사구려.” 멋없는 남편의 배포 유(柔)한 소리이다. “그나마 돈
인들 어디 있어야지요.” “아따 그럼 외상으로 얻지.” “그럼 두부나 한
채 받을까?” “외상이면 소두 잡아먹는다구…… 이왕이면 두부나 비지나
다 ⎯ 사구려.”
홍사용 (1900년~1947년) 본관은 남양이며 호는 노작이다. 문예지 『백조』 를 창간하였다.
1919년 휘문의숙을 졸업, 기미독립운동 당시 학생운동에 가담하였다가 체포된 바 있다.
『백조』 창간과 함께 시작 활동이 본격화되어 『개벽』·『동명(東明)』·『여시(如是)』·『불교』·『삼천리』·『매일신보(每日申報)』 등에 많은 시·소설·희곡 작품을 발표하였다
그는 자신이 손수 희곡작품을 써서 직접 출연하는 등 연극 활동에 정열을 쏟기도 하였다.
『백조』 창간호의 권두시 「백조는 흐르는데 별 하나 나 하나」를 비롯하여 「나는 왕(王)이로소이다」·「묘장(墓場)」·「그것은 모두 꿈이었지마는」 등 20여 편과 민요시 「각시풀」·「붉은 시름」 등 수편이 있다. 소설로 「저승길」·「뺑덕이네」·「봉화가 켜질 때」, 희곡 「할미꽃」·「출가(出家)」·「제석(除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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