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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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7
<따라지>는 김유정의 단편소설이다.
쪽대문을 열어 놓으니 사직공원이 환히 내려다보인다.
인제는 봄도 늦었나 보다. 저 건너 돌담 안에는 사쿠라꽃이 벌겋게 벌어졌다. 가지가지 나
무에는 싱싱한 싹이 돋고, 새침히 옷깃을 핥고 드는 요놈이 꽃샘이겠지. 까치들은 새끼 칠
집을 장만하느라고 가지를 입에 물고 날아들고…….
이런 제기랄, 우리집은 언제나 수리를 하는 겐가. 해마다 고친다, 고친다, 벼르기는 연실
벼르면서. 그렇다고 사직골 꼭대기에 올라붙은 깨웃한 초가집이라서 싫은 것도 아니다.